51. 쇼팔로비치 유랑극단 중에서- 드로바쯔 독백
(류보르모 시모비치 작)
(드로바쯔가 한마디 인사도 없이 들어온다. 무더위에 모직바지와 짧은 외투를 입고 농부들이 신는 투박한 구두를 신고 있다. 그는 소가죽 채찍을 흔들고 계속 말없이 펌프 쪽으로 다가가 그녀 앞에 채찍을 놓고 펌프질을 해서 손으로 물을 받아 마신 뒤, 세수하고 자기 베레모로 얼굴을 닦고 숨을 크게 쉰다.)
[드로바쯔] 내가 저 시체들을 매달았어. 내가말야. 마르쉐 광장에 있는 시소 옆에다가. 시체는 산 사람보다 훨씬 매달기가 힘들어.
내가 누구냐고? 맞았어. 드로바쯔. 내가 물어보려는 것도 저작자는 모를껄.
(바실예에게) 내 이름이 왜 드로바쯔 인줄 알아?
(기나에게) 모를꺼야.
(바실예에게) 왜냐하면 난 뼈를 으깨고 창자를 튀어나오게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내 이름이 드로바쯔 (분쇄기) , 난 책상 앞에 앉아서 욕이나 해대는 경찰하곤 달라. 그들은 셋이서 한조가 되어 다섯시간, 여섯시간, 일곱시간씩, 책상만 치고 있지. 그 외엔 하는 일이 없어. 경찰이 아무리 책상을 쳐도, 도둑놈들이 하는 말은 <모르겠어요> 그 한마디야. 나한테 십오 분만 맡겨 봐. 경찰서장, 경관들이 모르던 것을, 나하고 있으면 알게 되지! 나를 만나면 말(馬) 처럼 씩씩하게 모든 걸 불어버리고 가버려. 모르고 있었던 것마저 <네>하고 알게 된다구!
그러기 위해서는 알아야해. 어디를 때려야 하고 어떻게 때려야 하는지. 내장이 어디 박혔고, 등뼈가 어디 있는지. 알겠어? 알 리가 없지. 공중에 묶어 놓고, 가아는 가죽 끈으로 내리치면 살갗이 가장 잘 찢어져. 때릴 때는, 피가 모자에 튈 때까지 계속해야해. 알겠어? 알 리가 없지.
염병할, 목수가 다리 두 개뿐인 의자를 만들지는 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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