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연극) 爾 중에서- 연산 독백
연산:(일어서며)이런 괘씸한 놈 같으니라구.
이것이 정히 남원부사와 형판의 일이 사실이렸다?
내가 한 나라의 임금인 내가 형조판서만도 못하다는 말이냐 뭐냐? 형조 판서 들라해라.
(편지를 받아 읽으며) 이 놈이 자리 거래까지. 내 이놈을....
(들어오는 윤지상)
흐흐 윤대감....근자에 곡간에 쥐가 들끓는다면서요?
그 쥐가 주인 손가락까지 갉아먹는다고 하던데 들어보았소?
손 좀 봅시다. 형판 집엔 쥐가 없나보군. (윤지상의 손을 보며) 그래 그 쥐를 어떻게 잡을까? 불을 지를 수도 없고. 몽둥이로 패자니 너무 작고. 비상을 먹일까?
왜 이러냐구? 내가 왕이란 말이다. 내가. 쥐새끼 같은 놈! 니 놈이 자리청탁을 빌미로 축재를 해? (손가락을 꺾으며) 죄를 지은 것이 니 손이냐? 니 머리냐? (편지를 윤지상에게 보이며) 이 짓이 필시 니 놈의 짓이렸다? 각지 수령들에게 그래 얼마나 받아 쳐 먹었느냐? 응~~!!
연산 발로 윤지상이를, 정신없이, 사정없이 걷어찬다.
연 산 쥐새끼,쥐새끼, 쥐새끼, 쥐새끼, 쥐새끼......
다들 나를 피하면서 지 잇속만 챙기는 구나. 여봐라. 남원부사는 파직시켜 함경도로 유형보내고, 형판 윤지상은 파직은 물론이려니와 전 재산은 몰수하여 국고에 편입게하라. 아울러 죄많은 윤지상의 손가락을 잘라 본보기로 조정대신들에게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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