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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연기학원
시민K(이윤택 作) - 시민K
김세형실전연기사단
Date 2010-09-26 15:48:34 | Hit 391
시민K(이윤택 作) - 시민K
그래요, 지식인 나부랭이들은 물리적 폭력 앞에선 설설 길 수밖에 없소. 나 같은 우유부단한 개인주의자는 더더욱 그렇소. 당신에게 첫 신문을 받을 때 나의 유일한 희망은 온전하게 감옥 속에 처박히는 것이었소. 우리 기자들은 알고 있었소. 당신들은 이유 없이 우리를 두들겨 패서 혼을 빼게 만든다는 사실을. 당신들에겐 분명한 이유가 있지. 세 치 혀와 손끝으로 세상을 논하는 작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유일한 무기는 물리적 폭력이라는 거야. 등뼈가 석고처럼 굳어 버린 논객은 더 이상 필봉을 휘두르지 못했소. 아침마다 틀니를 닦는 편집부장은 스스로의 검열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어. 우리는 그런 선배 기자들의 비극을 보면서 신문사 생활을 시작했지. 그건 하나의 공포였고, 매일 만나는 생생한 위협이었소. 우리는 스스로 관제가 될 수밖에 없었지. 그랬어요. 나에게도 그 위협이 현실적으로 다가온 거요. 난 두려웠소. 당신에게 첫 신문을 받을 때 난 이미 당신들의 앞잡이가 되기를 선택했는지도 모르오. 당신이 날 개 패듯 팰 때, 난 당신을 선생이라 불렀소. 선생님,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정말 이러실 수 있습니까? 이러시면 안됩니다. 애걸하면서 걸레같이 매달렸지. 그 때 당신은 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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